나의 개똥철학

사회가 험해지고 각박해지면 언어도 강해진다.

금빛오오라 2008. 9. 26. 14:15

2004. 6. 24. 작성.

 

시대가 급변하고 인심은 점점 각박해지고 있다.
그런 환경은 개개인의 성격을 성급하고 과격하게 되도록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신중치 못한 행동, 과격하고 성급한 성격은 물론이고 어투와 발음까지도 점점 강해지게 되는 것 같다.

30이상 되시는 분들이라면 시대와 환경적인 변화의 흐름을 직접 느꼈을 수 있을 것인데, 이러한 것 중 특히, 발음에 대해서는 상당히 둔감한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그 변화는 아주 완만하며 자신도 서서히 그 흐름에 무의식적으로 적응을 하게되므로... 또, 바쁘게 살다보니 생각할 여유가 없고 중요성에 대한 관심도 없는 듯 하다.

그러나, 그런 흐름에 생각없이 맹목적으로 따라만 간다면 순환적인 구조를 끊을 수가 없다. 강한 발음사용을 모두 나쁘다고만 보는 건 아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강해지는 발음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된소리를 발음할 때는 모든 조음기관이 극도로 긴장을 하게되며 듣기에도 그리 편하지 않다.
동물들은 이런 소리를 동물적인 감각으로 느끼는 것 같다.
잘못 사용하고 있는 발음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익숙해져서 표준으로 국문학회에서도 채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시간이 많이 지나면 지날수록 개선의 노력과 비용은 더 클 것이다.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엔 짜장면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바른 말은 자장면이지만 이것은 오래전부터 너무 익숙해져 있어 오히려 불편하며 자장면이라고 하면 맛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뭔가 더 강한 것을 바라는 잠재적 욕구가 존재한다.

본인의 생각엔 자장면은 이미 늦었다~ 오히려 자장면이라고 발음해야한다는 말이 더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웬지 자장면이라고 하면 별 맛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 짜장면이라고 해야 뭔가 더 특별하고 특유의 맛을 더 잘 표현한 단어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최근에 된소리화 된 것, 혹은 잘못 사용하기 쉬운 것들의 바르게 읽기까지 언급해 보면...

중부찌방을 중부지방으로...
남부찌방을 남부지방으로...
태풍 루싸를 루사로...(RUSA)
장맛삐를 장마비로...
코스탁을 코스닥으로...(KOSDAQ)
공꽈금을 공과금으로...
관껀을 관건으로...

쭝국을 중국으로...
효꽈를 효과로...
등끼를 등기로...
불뻡을 불법으로...
따른 것을 다른 것으로...
꽁짜를 공짜로...
창꼬를 창고로...
지끔을 지금으로...
방뻡을 방법으로...
등끕을 등급으로...
삐(B)를 비로...
뻐스를 버스로...
꽈대표를 과대표로...
전화뻔호를 전화번호로...
쑷놈을 수놈으로...
반창꼬를 반창고로...
짱아찌를 장아찌로...
이쩜, 삼쩜, 사쩜, 오쩜...을 이점, 삼점, 사점, 오점으로...
.....


개개인이 강한 의사표출을 할 때 발음도 강해지기 마련인데, 걱정되는 부분은 소수가 강한 발음을 사용하게 되면 다수의 바른 말은 묻혀버리기 쉽고 너도나도 강하게 발음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은 충분히 예상이 된다.

매미는 암컷을 불러들이려고 울부짖는다. 옆에 다른 수컷이 와서 울면 자신은 더 크게 울며, 또 다른 수컷이 이곳에 날아와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자 한다면 이들 보다 더 크게 울어야 한다.그래서 매미는 하나가 울면 따라서 더 크게 울게 되는 것이다.
아름답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는 참매미는 시끄럽지 않아 자연도태된 듯 하다. 요즘은 참매미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 예전엔 매미울음소리하면 맴~맴~하는 참매미뿐이었지 않는가?

사람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다 하는 말이라도 자신만은 그들보다 조금더 강하게 발음하려 하는 의식,무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런 강한 말에 자신의 강한 의지가 담겨져 있으며, 상대에게 더욱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극도에 달한 것이 바로 욕이다.
거의 모든 욕은 경음화라고 하는 된소리의 강한 발음을 낸다. 자신이 역정을 보통 강하게 하지 않고선 표현할 수 없다고 하는 것에서 소위말하는 쌍소리(이중자음)가 나오는 듯 하다.
격음화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된소리보다는 사용이 많지 않으며 둘다 센소리화 된 것이다.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인성이 갖춰지지 않았거나, 아주 험한 생활을 한 사람이거나, 별로 좋지않은 집단에서 생활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된소리화는 점점 각박해지고 험악해지는 시대적인 분위기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보며 이것에 대한 사고와 분석은 인간성회복의 작은 부분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래서 이외에 잘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나 철자, 맞춤법 등도 적지 않지만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강하게 발음되는 것이 시급하다.

나 자신도 모르게 발음이 강해져가고 있는 것에 대해 이미 익숙해져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그러함이 맞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고쳐나가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온 세상이 문둥이 매미가 많아져 점점 시끄러워지는데... 여름 그늘아래 누워 참매미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