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개똥철학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금빛오오라 2008. 9. 26. 14:46

2004. 8. 14. 작성.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는 말은 성철스님이 남기신 유명한 말씀이다.
성철스님이 남기신 말이라하여 그것이 소중하다는 것이 아니다.

그 스님 또한 그 영원히 풀리기 어려운 문제의 한계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으로 마지막까지 그런 말씀을 하고 가신듯 하다.

이것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시작해서 죽기까지 계속 이어지는 문제이며, 우리가 하루에도 몇번 혹은 수십번 경험을 하게되는 것이다. 또 이러함으로 인간사의 모든 문제가 발생된다.

바로 아래의 '너 자신을 알라'의 제목으로 올린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성철스님은 어린애들을 가까이 하시고, 때묻고 편협한 어른들에게는 예외없이 삼천배를 하는 사람만 만나주고 하셨다 한다.
절을 삼천배를 하게되면 빠르면 3시간반, 길게는 6시간정도는 걸리며 웬만한 체력과 인내로는 버티질 못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버리는 시간을 갖게되는 것이며 그러하여 자신을 만나고자 하는 이에게 삼천배를 시켰을 것이라 생각된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자신의 우물을 파고 들어간다.
과유불급이라 하는 말도 있다.
'너무 가득 찬 것은 부족한만 못하다'라는 것인데 가득 차더라도 제대로 차야지, 거의 모든 인간이 자신의 알량한 편협함으로 가득차 있다 할 수 있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신의 사고에 대한 편협함과 그것의 합리화에 빠지게된다.
잘못되었다해도 끝까지 우겨보는 오류를 범하며, 이러함의 연속은 다른 사람과의 gap을 더 넓히기만 한다.

인간의 인생은 부채살에 비유하고 싶다.
부채살은 처음엔 한곳에서 출발하지만 밖으로 갈 수록 점점 더 벌어지고 좁혀지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들의 거리는 더 멀어지며 이러함으로 나이가 든 사람들일수록 더 좁혀지기 힘들어지고 친구또한 만들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된다.

이것으로 수많은 의견충돌과 문제가 발생되는데 이러함을 배제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히 수양이 된 사람이라 할 수 있으며 인간(혹은 어른)이라 불릴만 하다.
물론, 자신의 수양으로 바른 시각을 갖게되어 그것에 대한 믿음을 소유하게되면 그것까지는 배제시킬 필요는 없다. 그러나 모두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산이라하니 아는 사람만 아는 것이다.

아무튼 대개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 스스로 편견과 아집을 가득채웠으며 그것이 오직 정확한 것이라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수양이 부족한 자신의 생각과 판단의 기준에 의해 상대나 어떤 사물을 섣불리 함부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버린다.
산은 그냥 가만히 있기만하다. 이것을 물이라고 우길 때 목소리 크면 관철되기도 한다.

어떠한 진실이나 사물의 진리라는 것은 멀리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바르고 내가 그러한 노력을 하게된다면 그것은 항상 내 곁에 있어 줄 것이다.
항상 내 옆에 있었으나 내가 그것을 알고 있지 못했고 볼 수 없었던 것이니 산을 산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원효가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시고 깨닫고 돌아왔다는 좀 과장되고 각색된 유명한 일화도 있지 않은가...

물론, 그 이전에 자신을 보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너 자신을 알라'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