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개똥철학

'물은 셀프입니다.'

금빛오오라 2008. 9. 26. 14:52

2004. 8. 28. 작성.

 

'물은 셀프입니다'라는 문구를 식당 등에서 자주 본다.

이러한 글은 대개 말보다 더 강한 압력과 구속력을 가지게 되는데...
우리는 어떤 글이나 말에 복종하는 무의식화 된 심리에 갖혀 있다.

말 중에서도 신비스러움을 줄 수 있는 말(외국어, 사자성어 등)에 스스로 구속되기도 한다.
물론 함축적 의미를 전달하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그것에 현혹되어선 안된다.
요즘 TV광고에선 되지도 않는 부분에서 필요이상의 영어발음이 나오곤 한다. 특히 맨 마지막부분은 거의 다... 유치하지 않던가?
그런 유치함이 거의 모든 이들에게 잘 먹히니 그것이 더 문제로구나.
자신을 드러내기 좋아하며 내세우기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신비스러운 글과 말을 사용해 현혹하기를 좋아하며 그러한 것에 매료된다.

어떤 건물에서 금연이라고 적어놨다고 하자.
적어놔도 피는 사람들이 물론 있지만, 적어놨다고 피우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 피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흡연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내세우기 전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먼저 배워야 한다.

아무튼 법이나 규범이 엄격한 나라일수록, 또는 스스로 생각하는 교육(학교교육이나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스스로 깊은 생각하는데에 노력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아무렇게나 정해진 글이나 말에 순응하고 맹목적 복종을 더 잘 하게 되며 그러함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어느 식당에 '물은 셀프입니다'라는 글을 적어 붙여놨다해서 그것을 모두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주인이며 나를 위한 문구를 작성해서 붙여놨다고 하자.
모두 따라야 하는가? 그것은 상식적이고 정당해야만 한다.
단, 물을 갖다 주지 못할 정도로 손님이 아주 많거나, 그 인건비를 메뉴가격의 인하로 돌려주는 것 등 특별한 이유라면 그럴 수 있다.

써비스와 가격이 만족스럽지못하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곳에선 물을 달라고 해도 된다.

이것은 아래의 '악법도 법이다'라는 것에 대한 논거와 일맥상통한다.

있는 자들과 가진 자들에 의해 이러함은 정당화되어 왔다.
자신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다른 이들의 손실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역시 흔히 보고 겪게 되는 작은 일들도 그것과 다르다 할 수 없다.

이러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생각하며 깨우치는 방법이다.
나의 생각에 의해 바른 것을 알고자하는데에 노력을 아껴선 안된다. 그러하지 않는다면 인간으로서 가치있는 인생을 살았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